이와 동시에 『표해록』을 통해 당시 중국인들이 조선인들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 고 있는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。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『조천록(朝天录)』과 같은 문 헌들을 통해 명나라에 대한 조선인들의 인식을 서술하고 있으나, 명나라 사람의 조선인 에 대한 견해를 서술한 문헌은 많지 않다。 박원호(樸元鎬)의 『최부 표해록 연구』①를 토 대로 하여 15 세기 중국인의 조선인에 대한 인식을 고찰할 수 있다。 최부의 신원이 확인 된 뒤의 예우에서 알 수 있 듯이 당시 중국인들은 대체로 조선을 ‘예의지국’이라 인식하 였고 조선의 예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, 또한 이러한 내용은 명나라 시대 중﹒ 조 관계사의 내용을 풍부히 하였다。
한편 이 책에는 중국 문화가 후속 조선 문화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。 예를 들면 중국 농촌에서 논밭에 물을 퍼올리는 급수차(給水車)를 보고 그 제작방법과 사용법을 배 운 일(훗날 충청도지방에 가뭄이 들었을 때 연산군(燕山君)의 명을 받아 이 급수차를 만 들어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。)을 기록하고 있다。② 급수차를 일례로 『표해록』은 조 선(한)인들로 하여금 조국 문화의 발전과정과 중﹒조 문화 교류 및 중국이 조선 문화에 미친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。